저자 : 오기성 저자: 오기성 ISBN : 979-11-87118-51-0 ISBN: 979-11-87118-51-0 정가 : 20,000 정가: 20,000 출간일자 : 2016-07-20 출간일자: 2016-07-20
목차
머리말
제1부 통일교육과 인문학의 만남
1장 인문학의 관점에서 본 통일교육
제2부 오래된 미래에서 찾는 통일과 통일교육
2장 화이부동과 통일, 통일교육
3장 화쟁과 통일, 통일교육
제3부 문화로 다가가는 통일과 통일교육
4장 문화적 공통성과 문화통합
5장 다문화교육적 접근의 통일교육
제4부 상상력과 창의로 일구는 통일교육
6장 인문학적 상상력과 통일교육
7장 창의적 사고기법과 통일교육
8장 통일시나리오와 통일교육
제5부 마음으로 다가가는 통일교육
9장 통일교육의 정의적 접근
10장 뇌과학 기반 감성 중심 통일교육
참고문헌
2000년 초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통일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통일교육으로도 이어졌다. 통일부는 최초로 초・중등학교용 통일교육 교재를 개발하였고, 교육부는 통일교육 관련 CD를 제작하여 학교 현장에 배포하였으며, 시・도교육연수원들은 적극적으로 통일교육 직무연수를 개설・운영하였다. 이 시기를 통일교육의 전성기라고 명명한다면, 통일교육을 연구하거나 실시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시기 통일교육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자라나는 세대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고자 보대 재미있는 놀이 형태의 통일수업, 즉 통일관련 수업에 애듀테인먼트 요소를 도입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개인주의적이고 이해관계에 익숙한 학습자의 문화에 부응하여 ‘통일의 당위성’을 주입하기보다는 이른바 실용주의 차원에서 통일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경제적 이익에 초점을 두는 ‘통일의 필요성’에 중점을 두었던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당시 교사와 학생이 서로 즐거워하면서 적극적으로 통일문제를 탐구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 희망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다가올 통일이 자신에게 어떤 이익 내지는 혜택을 주는가에 대한 탐구는 한편으로 학습자들에게서 통일에 대한 낙관적 사고와 희망을 싹트게 하고 있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놀이 형태의 통일교육은 소기의 교육 목표를 달성했을까? 교실 밖에서 창문을 통해 관찰된 통일수업의 모습은 그야말로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모습으로 보여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動中靜’, 즉 즐겁게 통일문제를 탐구하면서 머리는 또는 이성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으나 가슴과 마음은 정지된 상태였다. 진실한 마음으로 애타는 가슴으로 통일을 열망하고, 통일의 가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분단으로 인한 고통내지는 트라우마를 뼈저리게 공감하는 수업은 설자리가 없었다.
더욱이 통일이 가져다 줄 실익을 강조하는 실용주의적 접근은 학습자들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리라 기대했지만, 정작 학생들의 통일의식의 제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극단적으로 보면 돈이면 다 된다는 시각이 통일을 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통일교육도 분명 ‘교육’일진데, 이러한 돈, 실익을 중시하는 접근은 사실 비교육적이었다고 비판받을 수 있다.
통일교육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과 성찰은 이러한 가슴이 없는 통일교육, 계산의 논리로 접근하는 통일교육에서 벗어나, 무엇보다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관례적으로 인식해왔던 통일에 대한 근본적 물음, 통일교육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제기한다. 즉 통일은 무엇인지, 진정한 통일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지, 통일은 왜 해야 하는지, 어떤 통일사회, 즉 인간다운 통일사회란 어떤 것인지, 진정한 통일을 위해 어떤 소통방식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되묻게 하고 근본적으로 성찰하도록 하게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인간의 문제이자, 나의 문제로 귀착되도록 고민하고, 아파하고, 나아가 인간다움이 녹아들어 있는 길을 찾게 한다. 통일인문학의 토대와 발전을 이룩해 온 학자들이 이야기했듯이, 통일이 인문학에 자신의 길을 묻는 것은 인문학만으로 그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인문학이 빠진 상태에서 그 길은 매우 불충분할 뿐 아니라 통일에 보다 전제가 되는 마음의 통일, 사회문화적인 통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통일교육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은 통일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 사유하고, 새로운 철학과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하고, 인간다운 통일과 인간다운 통일사회의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로고스와 파토스를 지녀야 하는지, 어떤 소통을 통해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아픔과 고통이 있어 왔고, 이것이 현재 어떻게 분단 속에서 작동하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성찰하도록 한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문학의 관점에서 통일교육을 바라보고자 하는 이 글은 통일의 가치가 중시되는 통일교육, 인문학 고전에서 우리의 통일문제를 고민하도록 하는 통일교육, 인문학적 상상력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통일사회의 모습을 스케치해 보는 상상과 창의성에 기반한 통일교육, 그리고 마음으로 통일을 소중하게 여기고 파토스적 열정으로 통일을 지향하도록 하는 감성 기반의 통일교육에 대해 다루고자 하였다. 한편으로 남북한의 문화통합 문제로부터 출발하여 통일교육을 오랫동안 고민해 온 교육학자로서, 인문학을 논한다는 자체가 여러 측면에서 무리가 있음을 이 글의 곳곳에서 찾아보게된다. 다른 한편으로 지난해 우리 대학 학생들과 통일교육과 인문학 문제를 같이 고민한 흔적을 무엇인가 글로 엮어보겠다는, 그리고 그 결과물을 재료로 삼아 새롭게 입학한 신입생들과 같이 통일교육을 고민하겠다는 취지가 강하게 작용하여 이 글을 집필하게 되었다. 첫 발걸음이었기에 서투름이 도처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한편으로 미안함이 앞서지만, 다른 한편으로 통일교육을 같이 진지하게 고민했던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이 글을 그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끝으로 양성원 출판사의 사정이 그리 녹녹치 않은 상황에서도 구매력이 없는 이 글을 적극 받아주시고, 출판해 주신 강철원 사장님과 임직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드린다.
▪ 오기성
경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교육학박사)
통일부 및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기획특별위원
한국평화연구학회 편집위원장
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 연구교수
Universidad Nacional de Asuncion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