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레나 도미넬리, 양만재,장승옥,김영화(엮은이) 저자: 레나 도미넬리, 양만재,장승옥,김영화(엮은이) ISBN : 979-11-6126-045-7 ISBN: 979-11-6126-045-7 정가 : 12,000 정가: 12,000 출간일자 : 2017-06-25 출간일자: 2017-06-25
1. 서론
자료 수집
2. 상황적 쟁점
재난 정의와 재난 상황에서의 활동
3. 정책수립자를 위한 안내
4. 실천가를 위한 안내
실천가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실하게 제공할 수 있는 원칙
인도주의 지원활동에서의 주요 개념: 취약성과 회복탄력성
지역사회 프로필 개발을 위한 안내
지역사회 프로필 작성
자료 수집과정의 체계화
지역사회 시설 또는 집단의 설립과 조직 및 운영
5. 연구조사자를 위한 안내
6. 교육자와 훈련가를 위한 안내
이 책은 영국 더럼대학(Durham University)의 사회복지학과 교수 레나 도미넬리가 2013년에 쓴 『Disaster Interventions and Humanitarian Aid Guidelines, Toolkit and Manual』를 번역한 내용이다. 사회복지실천이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레나 도미넬리(Lena Dominelli)는 낯선 이름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그의 책 『Social work: Theory and practice for a change profession』이 『세계화와 사회복지실천』으로 번역되었고 도미넬리 교수의 반억압실천(Anti-oppressive practice)은 대표적인 사회복지실천이론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사회복지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Schools of Social Work) 회장을 두 번이나 역임한 도미넬리 교수는 탁월한 학자이며 동시에 사회 불평등을 최소화하려는 사회정의 실천의 열정적 사회복지이론가 혹은 활동가로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는 100여편 이상의 논문과 공저자를 포함해서 20여권 이상의 저서를 발간할 만큼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재난 개입의 매뉴얼에 주목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한국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실천가의 개입 원칙, 윤리, 지식과 기술 등을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사회복지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사회복지사들은 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제도적으로 규정되거나 사회적으로 승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천 자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일 것이다. 재난 매뉴얼의 발간은 사회복지실천가들이 재난에 대응하는 가치, 지식, 기술을 제공받아 재난을 당한생존자를 지원할 수 있는 행동수칙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재난 매뉴얼은 실천가뿐만 아니라 정책결정자, 조사자 그리고 훈련가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론적 지식과 실천적 지식 그리고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정책집행가들이 생존자들과 가족을 무시하고 그들 주도의 방법으로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는 한국적 현실에서, 정책 결정자들이 생존자들과 희생자가족, 그리고 주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과 함께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하는 인간중심주의적 방법을 제시한 것은 정책수행방법을 새롭게 전환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그는 재난 실천의 주요한 개념으로 “취약성과 회복탄력성”, “역량구축” 등을 들고 있는데, 재난기간 동안 실천가들이 수행해야 할 과제와 재난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개입해야 할 활동을 단계적으로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심지어 그는 언론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그 지침들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이 부분은 특히 한국 지역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하는 실천가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하는 내용들이다. 재난을 당한 현장에서 정부가 제공하는 구호 물자를 단순히 생존자들에게 전달하는 배분자의 역할에서 다양한 역할들, 예를 들면 촉진자, 지역사회 동원자, 정책당국자들과의 협상자, 생존자를 위한 옹호자, 희생자 가족을 위한 치유자 등의 역할로 확대 전환되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만드는 부분들이다.
한국의 경우를 예로 보면, 세월호 참사의 생존자, 희생자의 유가족들이 처해 있는 사회적 상황이 자연재해 피해자의 상황과 달랐기 때문에, 욕구를 사정하고 자원을 연결하는 사회복지사의 ‘일반적인’ 개입활동을 수행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회복단계에서 강조되는 통합적인 사례관리방식의 실천도 한계가 있었다. 세월호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사회에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거나 그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었기 때문에 “욕구사정과 자원연계”라는 일반적인 실천원칙을 적용하기가 용이하지 않았다. 실천가들은 재난 발생 이후 재난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상황 적응에 초점을 둔 정상화보다는, 희생자들과 더불어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나아가 재난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 구조의 전환을 원했다. 도미넬리 교수의 실천 모델이 우리사회에서 변혁을 위한 실천 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논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이 매뉴얼은 실천가들이 재난에 관련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재난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과 그 한계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것이다. 세월호 이후 재난에 대한 다양한 관심들이 실천가들의 활동영역을 확대시키고 있다. 재난을 예방하고 재난 이후, 개인 수준에서 희생자의 욕구와 권리충족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사회구조적 변화를 위한 통합적 전략에 대한 논의는 우리 사회의 긴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도미넬리 교수의 매뉴얼이 한국 재난 현장에서 어느 정도 적합성이 있는가 하는 점은 그가 지적하는 “지역성”의 확보와 더불어 대단히 흥미롭고도 그 의미가 크다.
매뉴얼의 지식과 기술은 실천과 논의과정을 거치면서 수정하고 보완하는 토착화 작업으로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그가 가진 약자중심의 여성주의적 시각이다. 그는 어렵고 힘든 재난 상황에서, 이중, 삼중고를 겪을 여성들을 항상 인식하고 있으며, 반드시 여성과 아동을 한 번 더 챙기고 보듬는 인간중심적 여성주의의 시각을 가졌다. 경제력이 없는 여성들에게, 임신 출산 등 생리적이고 신체적인 조건이 남성과 다른 여성들에게, 그리고 사회적 권력을 가지지 못한 주변부 집단으로서의 여성들에게 생존자로서, 또한 주민으로서 어떻게 그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을지, 그리하여 재난의 당사자이고 수혜자이면서 동시에 재난의 원조자로서 우뚝 서게 할 것인지 고민한 흔적을 역력히 볼 수 있다. 여성으로서 주체적이면서 자발적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을 어떻게 찾아 갈 수 있는지 각각의 지침항목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는 2002년에 저술한 『여성주의 사회복지이론과 실천(Feminist Social Work Theory and Practice)』에서, “페미니스트 사회복지실천은 사회복지실천의 장에서 젠더인식으로 재구조화하는 것이며, 가부장적인 자본주의 사회구조 안에서 사회복지실천의 위치를 재정립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가 가진 이러한 여성주의적 시각을 기반으로 저술한 이번 지침서의 내용에서 여성주의적인 실천방법을 중심으로 다시 정리해 본다면 훌륭한 “여성주의적 실천개입 지침서”가 될 것이다. 그는 여성들이 평등주의적이고 지역적이며 또 공동체적 시각으로 자신과 가족 나아가 사회 전반에서 삶의 뿌리를 내리는 주체로서, 또한 생활 현장에서 삶을 강인하게 일구어 내고 있는 여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번역은 저술만큼이나 어려운 작업이다. 책 전체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은 단순하지만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 단어가 가진 미묘한 차이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면 도미넬리 교수가 자주 사용한 원조(aid)는 비슷한 뜻인 도움(help), 지원(support), 후원(giving), 자원 제공(providing) 등의 단어들과 더불어 책의 문맥에 맞게 그 뉘앙스를 살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때로는 실천가를 practitioner로 사용하기도 하고 player로도 사용하기도 하여 번역에 어려움이 있었다. 독자들의 이해와 양해를 구하며, 지적과 비판을 환영한다.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굵직한 재난만을 열거해도 1995년 대구상인동지하철역 공사장 가스 폭발사고,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2007 태안 기름유출사고, 2010년 구제역,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사태, 2016년 경주지진 등이 떠오른다.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이러한 재난을 겪으면서 번역자들이 느꼈던 개인으로서의 두려움, 현장에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는 학자로서의 무력감과 죄책감 등이었다. 『재난 개입과 인도주의적 지원 지침서』의 번역을 시작으로 추후에 는 재난지침서를 시리즈로 출간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시리즈에는 재난의 유형, 즉 지진이나 태풍, 황사와 같은 자연재해, 대구지하철 화재나 세월호와 같은 인간이 만든 재난, 메르스사태와 같은 사회적 재난 등, 재난 유형에 따른 지침내용이 각 분야별로도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구성원들의 인구집단별 특성에 따라 지침서의 내용도 더욱 세분화되어야 할 것이다. 재난이 발생하게 되면 더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되는 어린이와 여성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며, 성인지적 관점에서는 어떤 대응방안이 있어야 하는지, 노인의 특성을 감안한 방법은 어떻게 마련되어야 할지 등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 나아가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재난과정에 참여하고 발생할 재난에 대해 준비하며, 또 재난구호의 주체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청년층을 어떻게 재난 교육을 시켜야 할지 등도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모쪼록 이 지침서의 번역이 재난 한국사회를 구하는 방법을 익히고, 안전한 미래를 향해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면서 번역의 기회를 준 2·18 안전문화재단과 이 책의 출판을 맡아준 양성원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양만재
1976년에 경북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하여 1995년 경북대학교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영국으로 가서 2011년 영국 더럼(Durham)대학에서 다시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학교 외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포항에서 사회복지연구소를 설립하여 지역관련 연구와 실천활동도 하고 있다. 주요논문은 2016년 “반억압실천론(Anti-oppressive practice)의 도입과 활용의 필요성에 관한 시론적 연구: 한국사회복지실천 중심으로”와 2017년 “재난대응 사회복지실천의 모색: 0416 세월호 참사 중심으로” 등이 있다. 주요관심분야는 지역사회복지실천론, 반억압실천론, 담론분석방법론 연구이다.
E-mail: manjae.yang@gmail.com
■장승옥
1978년에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하여 1982년 학사, 1984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1986년 미국 버클리대학(U.C. Berkerley) 사회복지학과에서 석사학위(MSW), 1995년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5년 이후 계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대구센터 운영위원장, 대구 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역서 『물질남용의 예방과 치료 : 사회복지사, 상담가, 치료자, 상담교사를 위한 지식』 등과 “인터넷 중독 청소년을 위한 자기통제력 증진 프로그램 효과에 관한 메타분석”(2016) 등이 있다. 사회복지실천 전공으로 특히 청소년복지, 학교사회복지, 중독분야에 관심이 있다.
E-mail: jseung@kmu.ac.kr
■김영화
1973년에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하여 1977년 학사, 1979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독일 보훔대학(Ruhr-Uni.-Bochum)에서 사회정책전공, 교육학, 사회학 부전공으로 사회과학박사(Dr.rer.Soc)학위를 받았다. 1987년 이후 경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직 중이며, 대구여성가족정책연구센터소장, 대구시 시민복지기준선 설정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 2·18 안전문화재단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역서에는 『세계화와 인간복지』 등이 있고, 최근논문으로는 “청년복지학 연구서설”(2016)이 있다. 사회복지정책, 사회문제론, 여성복지론, 청소년복지론 등을 주로 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학 연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E-mail: yhwkim@knu.ac.kr